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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 이 유식 시인의 인생길 산책 65-팔순(傘壽)의 고지를 점령하고

글쓴이 : 반장님 날짜 : 2021-01-13 (수) 14:04 조회 : 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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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 이 유식 시인의 인생길 산책 65

팔순(傘壽)의 고지를 점령하고

일흔의 고희연(古稀宴) 때 70을 살았다는 기념으로 아이들이 각출한 거금으로 한달간 전 가족이 이태리 여행을 했었다.그 때 나의 생각은 내가 70의 고희를 맞이 했으니 앞으로 10년을 더 살 수 있다면 팔순(八旬)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팔순 고지를 향한 생명력을 상상한 적이 있었다. 과연 내가 팔순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를 생각했는데 10년을

더 살았으니 10년의 나의 삶은 덤으로 살아왔슴이 분명하다.
팔순까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여행도 실컷하며 남은 나의 삶 10년을 더 멋지게 살리라는 각오가 부질 없는 욕망이 아님을 알게된 나 자신의 대망이 이루어졌으니 이제 또 다른 덤의 인생의 삶 10년을 더 상상함은 지나친 욕심일까 부질 없는 나의 욕망이 남에게 노추(老醜)를 보이거나 초라한 삶이 될까 두려움도 느낌이 요사히 나의 상념이다.

잡을 수 없는 세월 따라 90고개를 향한 나는 대머리 총각이 되었고 얼굴에는 주름살이 난무하고 있슴에 서글퍼짐을 어찌하랴. 생각을 하면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찾아간 것도 아닌데 세월이 나를 버리고 흘러 왔슴을 어찌할 수 없는 일임을 알면서도 세월이란 것이 나는 간다 나는 간다를 외치며 가버렸지 않는가.

그래도 나의 마음은 청춘인데 그 청춘의 욕망을 도저히 버릴 수가 없으니 이 얼마나 병적인 생각인가. 어쩔 수 없이 가야하는 정해진 길인데 홀가분히 기분 좋게 가자고 작정을 하나 그 마음이란 것이 그렇지 못하니 그저 부질 없는 망상임을 알았을 때에 사무쳐 오는 허무감을 어떻게 해야 할까

긴 머리 화이얀 얼굴 항상 그려보는 그 화사한 웃음 새까만 눈을 지긋이 감았다가 뜨면 맑은 호수 같이 아름다운 그 아가씨의 모습을 그려보는 이 망상이 행여 비겁해지면 얼마나 불쌍한 노추가 될까를 생각하면서도 망상은 아름답게 투영이 된다. 아집도 가난한 모습도 보이지 않고 당당히 있는 것도 없는 척 없는 것도 있는 척하며 나의 삶을 즐기며 떳떳하게 용감하게 살아가자고 곱씹어 보나 보기 싫지만 잘 생긴 나의 모습도 간곳이 없어지니 이 일을 어찌해야 하나.

자신이 자신에게 물어도 보고 답도 하면서 낄낄 웃는다.
더 엉뚱한 생각은 내가 9순을 살고 난 후 또 10년 덤의 인생을 산다면 이 기막힌 일을 어찌하면 될까하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을 할 때이다. 아마 이는 나의 가족에게도 큰 재앙이고 나에게도 큰 재앙이 아닐까를 추상해 본다.

어쨌던 바람같이 불어가는 세월이니 그저 건강히 욕심을 버리고 친지에게 감사하고 친구들께 감사하고 밉던 곱던 인연이 있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하면서 힘자라는데 까지 남을 위하여 희생도 하며 마음을 비우고 살아가면서 그저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이 최고 입니다. 부족한 사람 많이 지도해 주십시오를 노래하며 인생 100세 시대을 그려 본다. 이는 내가 아닌 다른 모든 분들이 100세 시대를 만끽 하기를 기원 드려 보는 마음이다.

내가 캐나다 나이로 팔순 고개를 탈환 했으니 100여년전 이조 시대에 조상님들의 평균 수명이 47.3세 였으니 그 때와 비교를 하면 많이도 살았는 것 같다. 80 고지를 점령했으니 상당한 실력자가 아닌가. 코비드라는 역병이 없었다면 가까운 친구들이나 학연의 동문들을 초대해서 개선 장군이라 폼을 잡으며 소주라도 한잔 하련만 그렇지 못하니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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