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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 이유식 시인의 인생산책길 109-10월이여 2

글쓴이 : 반장님 날짜 : 2022-10-17 (월) 16:42 조회 :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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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일을 시내 중심가를 정처 없이 헤매며 그림 한 점이라도 팔려고 애를 태워보나 결과는 허사였다. 말도 잘 못하는 이방인을 상대해주는 상점은 없었다. 그 해도 10월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날씨는 무섭게 추워온다. 지금 생각하니 나는 멍청이다. 북미에서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직장도 자주 옮기고 사업도 자주 바꾸고 이사도 자주 다닌다는데 3개월 이방인의 생활에서 무엇을 알랴마는 삶이란 것이 너무 어렵고 힘이 든다는 것을 각인하는 나날의 연속이다.

좌절감 속에서 2틀간 또 방 속에서 보냈다. 다시 생각하니 내가 이렇게 의지가 약하고 용기도 없이 어떻게 이 험난한 이방인의 삶을 유지할 수 있나 하는 자괴감에 떨며 다시 일어서야 한다는 각오를 한다. 다음날 싸락눈을 맞으며 무작정 시내 중심가를 또 헤매어 본다. 지금 생각을 하니 팔레쉬어 호텔 맞은 편인데 이 시에서 제일 크고 유명한 게인스부룩(Gainsbrook)이라는 화방이 있음을 알고 무작정 찾아 들어갔다. 

이 화방에 들어서면서 헬로 한마디하고 카펫트 바닥에 아무 말 없이 유화 12점을 펴놓았다. 데이비드라는 분이 나와서 당신 누구냐, 이 그림은 무엇이냐고 묻는다. 엉터리 영어로 나는 행상을 하고 있는데 이 유화를 좀 사줄 수 없느냐고 호소를 했다. 

이 데이비드란 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다른 점포를 찾으라 한다.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올라 또 엉터리 영어로 당신이 나의 조국에 가서 살아보아라. 당신은 한국 말 한마디도 못하지 않느냐 나는 3개월도 안되어 너의 말을 이렇게 잘하지 않느냐고 손발 짓을 하며 설명을 한다. 

한참 물끄러미 나를 보던 데이비드는 껄껄 웃더니 한 점 한 점 그림을 자세히 살피더니 3점을 뽑아낸다. 지금 기억으로 36 X 36인치로 반듯한 종교적 유화인데 최후의 만찬의 유화인 것 같다. 빙그레 웃더니 한 점에 얼마냐며 묻는다. 그저 막연히 300불이라 했더니 “good good” 하더니 1000불짜리 수표를 끊어주며 100불은 팁이라 한다. 이 믿어지지 않는 현실은 나를 경천동지하게 했다. 이 점포를 나오며 아하 이것이 장사구나 하면서 개선장군의 쾌재를 부르며 집으로 향했다.

1,000불이면 우리 식구 3개월은 거뜬히 살아갈 돈이다. 그 시절 빵 한 로프에 8센트 담배 한 갑에 25센트였다. 15불어치의 식품은 우리 식구가 2주를 살아갈 수 있었으니 물가가 얼마나 저렴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으리라, 엉터리로 읽은 성경구절이 떠 오른다. 마태복음 7장 7절에는 이런 성경구절이 있다. <구하라 그러면 줄 것이다. 찾아라 그러면 찾아낼 것이다. 문을 두들기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흥얼흥얼대는 ‘구하라 구할 것이다. 찾아라 찾을 것이다. 두들겨라 열릴 것이다’ 바로 이 성경구절은 의지력을 가지고 용기를 잃지 말고 무엇에고 힘차게 도전을 하라는 말로 나의 가슴을 둥당거렸다. 

한 달여 후에 게인드부록을 다시 찾았더니 데이비드가 친절히 맞이한다. 나에게 산 유화 두 점을 프레임을 해서 팔고 한 점이 남았다. 전시한 가격은 3천불이었다. 더 많은 제품을 가지고 오라며 너 이렇게 장사를 해서는 돈을 벌지 못한다며 쫑쫑이 스타일 그림을 가져와 백화점, 퍼니쳐숍, 호텔 등에 판매를 하라, 수요가 많고 많은 양을 판매할 수 있으리라는 시장개척 방법을 가르쳐준다.

그 해는 이렇게 지나갔다. 이제 1년 먹고 살 돈이 축적이 되었다. 그림도 4점뿐이니 다른 방법의 행상을 찾으려 하나 판매할 제품은 인삼 5박스 뿐이다. 차이나 타운의 점포를 헤매며 백삼을 팔려 하니 매입하는 분이 없었다. 한 분 연로하신 분이 25불이라 했더니 2박스를 삼계탕을 해 드시겠다며 매입해 주었다. 

이곳 저곳을 헤매다가 그 때 노으스렌드 울코 쇼핑몰 안에서 사업을 하는 김택홍 님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몰 중간에서 카페를 경영하고 있었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무료로 마셨다. 그 커피맛을 지금도 못 잊고 있으며 이곳에서 장사를 해서 살아갈 수 있는 많은 조언을 들었다. 나는 그 때의 조언을 지금도 못 잊어 가끔 점심도 같이하며 옛 추억을 뒤적이고 있다.

그 해 10월 이민을 온후 처음 조국을 찾았다. 한국정부에서는 이민자들이 이민 초의 고생을 못 이겨내고 다시 귀국을 하는 사례가 많으니 1년 이상 거주 국에서 적응을 해본 후에 귀국을 하라며 입국 비자를 주지 않았다. 귀국 목적은 1) 게인스 부룩의 지도에 따라 쫑쫑이 스타일의 유화수입 길을 찾는다. 2) 인삼을 Root로는 시장확대의 길이 없음을 직감하고 인삼을 제품화하여 타민족 사회에 파고들어야 한다. 3) 인형 등 다른 제품을 수입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자는 생각이다. 이 세 가지의 목적을 가지고 무작정 귀국을 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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